이글루스의 이번 공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이글루스가 공지를 통해 일주일 후 기존에 있던 '만 18세 이상 회원가입' 연령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이글루스를 네이트온과 연동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모습은 이글루스가 SK 커뮤니케이션으로 들어가면서 누구나 우려했던 일이다. 이에 이글루스는 'SK 커뮤니케이션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이글루스 만의 특성은 변치 않을 것이다.' 라는 말로 유저들의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하지만 이후 보여진 행보는 그렇지 않았다.

그 대표적 사례로는 이오공감 2.0을 들 수 있는데 이 이오공감 2.0은 '이오쟁패' 등으로 불리우며 난장 싸움판의 장이 되었으며 추천수에 관계 없이 신고 세 번(셋이 모여 백만파워) 이면 무조건 내려가는 문제 등으로 개선을 바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후 이용자들은 스스로 이오공감을 보지 않는 방법 등의 정보를 나누기도 했으며 신고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글루스는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이후 마이를 개편하면서 더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자신이 링크한 블로그의 새 글들을 보여주던 기존의 마이를 뒤엎고 큰 의미가 없어보이는 오늘의 방문자 수를 표시하기도 하고 새로 올라온 글들은 숫자만으로 표기하는 등 마치 SK 커뮤니케이션의 싸이월드를 생각나게 하는 인터페이스를 선보여 자신들만의 특성을 변하지 않게 하겠다는 말에도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른다. 특히 이 사태는 직전에 이글루스 피플 등 기존의 서비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글루스 운영진은 노는 것이냐?'는 비아냥을 들은 직후에 일어난 일이라 기름이 부어진 심지에 불이 붙듯이 커졌다. 결국 이글루스는 마이를 재개편하기에 이르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후 자잘한 업데이트로 비로그인 덧글 표시 등의 문제도 수정된다.)

그리고 지금, 이글루스의 연령제한 폐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글루스 만의 특색이 사라진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글루스 만의 특색'이 무얼까? 정작 이 특색을 생각하면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성인들의 공간이라는 이미지는 블로그의 개방성이라는 미명 하에 깔아뭉개진 지 오래이며 그들만의 커뮤니티라는 모습도 정체기를 걷고 있는 블로그 서비스에 신규 유저층을 넓혀 더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의 사정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글루스는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다. '여전한 이용자들과의 소통 부재'가 그것이다.

이미 업데이트는 1주일 후면 이루어진다. 이글루스 운영진 내에서 아무리 많은 생각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은 안했단 말인가? 만일 그런 것이라면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물론 유저가 왕은 아니다. 하지만 유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유저들의 반발을 가라앉힐 수 있는 절충안의 방법은 왜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미 내년 '유저들과의 대화'를 할 생각까지 하는 이글루스가 이런 독단적인 모습을 보이는건 더욱 큰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단 말인가? 이미 앞의 사례들을 통해 이용자들의 반발을 봐놓고도 말이다. 이글루스가 이를 통해 알게 된 교훈이라는건 '저래봐야 남을 사람들은 남는다.' 였던 것일까? 하지만 이 사람들은 보통 이글루스를 통해 알게된 인연들이 아쉬워 남는 것이지, 절대 이글루스가 좋아서 남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요약>
"니들은 그냥 이용자야. 난 운영자고. 그러니까 그냥 벌려놓은 대로 놀란 말이야!!"


지금 내 눈엔 이글루스의 모습이 이렇게 보인다.

by T-Bell | 2008/11/12 22:27 | 지나가는 말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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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霧影 at 2008/11/12 22:56
그러니까, 초딩유입해서 유져수 늘리고, SK한테 우리 사람 많아요 하고 자랑하려는 수작으로 보인단 이야기죠.
이글루스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린 사람들 같으니(......)
Commented by T-Bell at 2008/11/12 23:18
아니 꼭 그런 이야기는 아닌데요(...)
Commented by 콤돌이 at 2008/11/12 23:16
적절한 비유이십니다.
Commented by T-Bell at 2008/11/12 23:18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마법고냥이 at 2008/11/12 23:34
어디나 상황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좀 씁쓸하네요.
이건 아무리 봐도 서비스를 가장한 횡포...
Commented by T-Bell at 2008/11/12 23:36
아무래도 업계의 사정..이라는 거겠죠. 그런데 결국 그렇게 해서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갖는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엘리 at 2008/11/12 23:49
그래도, 강마에님은 나중에 데레하기라고 했죠... 이건 뭐..
Commented by T-Bell at 2008/11/13 00:01
혹시 아나요. 나중에 이글루스도 데레할 지..(...)
Commented by 알비레오 at 2008/11/13 01:42
진짜 몇년 동안 운영해 오던 블로그라 밀어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두는 거지, 최근 이글루스 하는 짓이 그닥 맘에 들진 않네요. -_-a

그리고, 강마에는 "내가 다 책임진다. 니들은 나를 믿고 따라오기만 해라."라는 의미가 깔려있는 거였는데, 이글루스는 유저들을 다 책임져 줄 건 아니죠. "나갈 놈은 나가라."라는 건지...
Commented by T-Bell at 2008/11/13 12:21
저도 2005년부터 해왔던 블로그니 벌써 햇수론 4년째로군요. 기네요...orz

강마에 대사 패러디는 작품 내 분위기까지 포함하지 않고 그냥 들리는 어감에서 차용한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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